생명과학

1990년 노벨 생리의학상- 생명을 구하는 수술에서 생명을 바꾸는 과학으로

memo01004 2025. 8. 4. 13:56

199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Joseph E. Murray (조셉 머레이), E. Donnall Thomas (도널 토머스) 수상 업적: 장기 이식 및 골수 이식 치료법 개척 – 생명을 연장한 의학의 결정적 진보

골수이식
골수이식


생명을 구하는 수술에서 생명을 바꾸는 과학으로

 

1990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인간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두 명의 의사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조셉 머레이는 장기 이식 수술, 특히 신장이식의 선구자였고, 도널 토머스는 골수이식을 통한 혈액암 치료법의 개척자였습니다. 이들의 업적은 의학을 넘어, 생명과학과 윤리학, 심지어 법적 영역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쳤습니다.

 

장기 수혜자의 생명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보통 생명을 구하는 방식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 건의 이식 수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기증자와 그 가족의 용기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그 너머에는 20세기 후반에 장기 이식이 현실화할 수 있었던 치열하고 절제된 과학적 연구의 배경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장기 이식뿐만 아니라 수혜자의 장기 거부 반응을 피할 수 있는 발견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분야의 리더는 조셉 E. 머레이와 E. 도널 '돈' 토마스로, 1990년 '인간 질병 치료에서 장기 및 세포 이식에 관한 발견'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매우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은 경력 초기부터 서로에게 알려졌고, 결국 이식 시대를 예고하는 의료 및 치료의 얼굴을 바꿨습니다. 이 연구는 심장을 포함한 다양한 장기의 이식으로 이어졌으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3,500건의 심장 이식 수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 훨씬 전부터 머레이와 토마스는 장기 및 세포 이식을 인간 질병 치료 방법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발견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연구는 면역 체계와 면역 내성에 대한 이해에 혁명을 일으켰고, 1960년 '획득된 면역 내성 발견'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피터 메다와 프랭크 맥팔레인 버넷의 초기 노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조셉 머레이: 면역을 이해하고 넘어선 장기이식의 아버지

 

조셉 머레이는 1954년, 일란성 쌍둥이 형제 사이에서 세계 최초의 성공적인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과 수술의 성공이 아니라, 인체 면역 시스템의 반응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하려는 시도의 성과였습니다. 그는 피부이식 실험을 통해 면역계의 자기- 비 자기 인식 메커니즘을 연구했고, 이를 토대로 장기이식의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후 면역억제제의 개발과 활용이 확대되면서, 비혈연 관계자 사이의 장기이식도 점차 실현 가능해졌습니다.

 

도널 토머스: 골수 이식을 통한 혈액암 정복의 길

 

도널 토머스는 혈액암, 특히 백혈병과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골수이식의 임상 적용을 최초로 시도한 인물입니다. 골수이식은 단순히 세포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손상된 조혈계와 면역계를 완전히 재구성하는 시술입니다. 초기에는 이식 후 이식편 대 숙주 질환(GVHD)으로 인한 부작용이 치명적이었으나, 그는 정교한 조직적합성 검사(HLA typing)와 면역억제제의 병용을 통해 치료 성공률을 높였습니다.

 

이식의학의 도전과 진화: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다

 

장기나 골수를 성공적으로 이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조직이 일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환자의 몸이 새로운 조직을 받아들이는 과정에는 수많은 생리학적, 분자생물학적 장벽이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들은 끊임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골수이식에서는 이식받은 줄기세포가 제대로 생착하지 못해 심각한 빈혈이나 감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신장이식의 경우에도 수술 자체보다 이후 수년간의 면역 반응 관리가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면역억제제의 용량 조절, 다약제 병용요법, 환자 맞춤형 조직 분석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생명윤리와 이식의학의 접점

 

의학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생명윤리 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초기 골수이식은 실험적 치료에 가까웠기에,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발적 동의를 얻는 과정이 불완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후 의료계는 임상 연구 윤리 지침(예: 헬싱키 선언)을 정비하고, 모든 이식 치료와 연구에서 환자의 자율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또한 장기 기증자의 사망 판정 기준, 가족 동의 여부, 기증 절차의 투명성 확보 등 법적·사회적 기준도 조성되었으며, 이는 현재 장기이식이 신뢰받는 치료법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 이식의학이 마주한 과제들

 

기술은 고도화되었지만,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장기 부족 현상은 심각하며, 이는 불법 장기매매나 이식 관광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인공장기 및 조직 재생 치료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 자가 세포 기반 이식

 

-돼지 장기를 이용한 이종이식의 임상시험

 

-AI 기반 장기 매칭 및 면역 반응 예측 알고리즘

 

1990년 수상자들의 연구는 단순히 한 시대의 의료 혁신에 머물지 않고,  이 순간에도 의학의 방향성과 생명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결론: 의학의 진보는 한계를 넘는 인간 의지의 산물

 

199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질병을 치료하는 단계를 넘어, 생명을 다시 디자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의 업적은 의학이라는 학문을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결했고, 이후 수많은 과학자와 의료진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장기이식이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하지 못했던 시절, 이들은 과학적 가능성과 인간적 신념으로 의학의 미래를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