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혈관 확장의 분자 메커니즘: 산화질소(NO)의 발견

memo01004 2025. 8. 5. 22:41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혈관 확장의 분자 메커니즘: 산화질소(NO) 발견

1998 노벨 생리의학상은 로버트 F. 퍼치곳퍼치곳( Robert F. Furchgott), 루이스 J. 이그나로(Louis J. Ignarro), 페리드 무라드(Ferid Murad) 명의 과학자에게 공동 수여되었다. 이들은 산화질소(NO) 신체 내에서 중요한 신호 전달 물질로 작용하며, 특히 심혈관계에서 혈관 이완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인류 건강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의 연구는 산화질소가 단순한 대기 오염 물질이나 산업적 부산물이 아니라, 생리적 환경에서 중요한 생화학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전례 없는 발견이었다. 이들은 각각 다른 접근 방식으로 NO 생리학적 중요성을 입증하며, 의학과 약리학, 생물학 전반에 걸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Nitric Oxide
Nitric Oxide

산화질소와 내피세포 유래 이완 인자(EDRF)

퍼치곳은 혈관 내피세포가 방출하는 어떤 물질이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EDRF(Endothelium-Derived Relaxing Factor) 명명했다. 그러나 EDRF 정체는 당시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1986 , 이그나로는 실험을 통해 EDRF 산화질소(NO) 화학적·생리적 특성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최초로 논문으로 제출했다. 주장은 1987년에 유사한 형태로 다시 제출되었고, 몬카다(Moncada) 또한 해에 독립적으로 같은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의 결론은 EDRF NO 구별할 없는 혈관 이완 반응을 보인다는 , 반감기, 혈장 단백질 과산화물과의 반응성, cGMP(사이클릭 구아노신 일인산) 수치에 미치는 영향 다양한 생리화학적 특성에서 기인했다. 이후의 연구들은 자극된 내피세포에서 내인성 NO 형성이 관측됨을 보여주었으며, 비록 당시 사용된 탐지 방법이 NO 자체가 아니라 산화된 유도체(: 니트로소티올, 아질산염 ) 감지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기전은 충분히 설득력을 얻었다.

 

NO 면역계 신경계에서의 역할

1987, 힙스(John Hibbs) NO 면역 세포에서 생성되어 종양 세포를 억제하는 중요한 기전을 밝혀냈다. 그는 L-아르기닌이 포유류의 NO 생성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주었으며, NO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계를 억제하여 세포 사멸을 유도할 있었다. 또한 그는 CAM(활성화 대식세포) 세포에서 아르기닌이 아질산염 질산염으로 산화되며, 과정에서 시트룰린이 생성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반응은 L-NG-모노메틸아르기닌(L-NMMA)이라는 물질에 의해 억제되며, NO 합성 효소(iNOS) 존재를 암시했다.

한편, 신경계에서도 NO 역할은 점차 확립되어 갔다. 1987년과 1988, 가스웨이트(Garthwaite) 연구팀은 중추신경계에서 NO 세포 신호전달을 매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소뇌에서 특정 자극에 반응하여 NO 생성되고, 물질이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키며 cGMP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NO 신경전달물질로도 기능함이 입증되었다. 발견은 NO 단순한 대사 부산물이 아닌 생리적 조절자로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NO 합성과 생화학적 메커니즘의 규명

1988, 마를레타 (Marletta)는 추출된 세포에서 아르기닌을 산화시켜 NO 생성하는 효소 시스템이 존재함을 밝혔고, 이는 NADPH 필요로 하는 산화반응이었다. 이어 1990, 브레트(Bredt) 스나이더(Snyder) 쥐의 소뇌에서 최초로 NO 합성효소(nitric oxide synthase, NOS) 분리·정제하는 성공했다. 효소는 플라보헴 단백질로, 산소(O₂), NADPH, L-아르기닌을 이용해 NO 시트룰린을 생성함으로써 NO 생합성 경로를 구체화시켰다.

같은 , 프리먼(Freeman) 베크먼(Beckman) NO 초과산화물(Superoxide, O₂⁻) 반응하여 강력한 산화제인 퍼옥시니트라이트(ONOO⁻) 형성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물질은 생체 내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세포 손상의 주요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어진 연구들은 이러한 반응성 물질이 낮은 농도에서는 생리적 신호 전달에도 관여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특히 니트로화 지방산(nitro fatty acids) 같은 생리활성 분자들을 생성함으로써 이로운 효과도 가질 있음을 보여주었다.

 

식이 질산염과 산화질소: 새로운 이해

NO 체내 형성에 있어 식이 질산염의 역할도 새롭게 조명되었다. 1990년대 벤자민(Benjamin), 룬드버그(Lundberg), 바이츠버그(Weitzberg)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음식으로 섭취된 질산염은 구강 박테리아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전환되며, 아질산염은 다시 체내에서 NO 환원되어 혈관 확장 효과를 유도한다. 이는 수십 년간 건강 위험 요인으로 여겨졌던 식이성 질산염의 새로운 생리학적 역할을 부각시키며, NO 생합성 경로에 식이 요소가 기여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 자연은 최고의 과학자

1998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신호전달 물질의 발견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NO 심혈관계, 면역계, 신경계 인체 전반에서 필수적인 조절 인자로 기능하며, 저농도에서는 생리적 조절을, 고농도에서는 세포 독성 작용을 유도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바로 파라셀수스가 말한모든 것은 용량에 달려 있다 고전적 독성학의 원리가 생리학적 조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산화질소의 발견은 단백질 중심의 생물학에서 작은 분자 신호전달 물질로의 관심을 확대시켰으며, 이는 현재도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의 치료법 개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자연은 고도로 정교한 실험의 산물로서, 유해한 특성을 지닌 분자조차도 유익하게 전환시킬 있는 경이로운 시스템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